천재로 태어난 아이, 그리고 그 아이 안에 깃든 전생의 살인마. 영화 *더 프로디지(The Prodigy, 2019)*는 영재성을 가진 아이가 점차 이성을 잃고 폭력성을 드러내면서 벌어지는 공포를 그린 심리 스릴러이자 환생 스릴러다.
오드아이를 가진 소년 마일스는 단순한 영재가 아니었다. 점점 드러나는 그의 전생은 한 연쇄살인마의 기억과 본성으로 가득했다.
가족을 노리는 공포, 전생이라는 설정에서 오는 숙명적 비극,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까지. 이 영화는 “악은 다시 태어난다”는 명제를 공포 그 자체로 증명해낸다.
1. 천재 소년의 이상한 징후 – 오드아이에 깃든 전생의 그림자
비 오는 밤, 팔이 잘린 여인이 정신없이 도망치다 구조된다. 바로 그날 밤, 한 살인마가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다. 같은 시각 태어난 아기, 마일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한쪽은 파란색, 한쪽은 갈색인 오드아이를 가지고 있었다. 우연의 일치처럼 보였던 이 두 사건은 사실 전생과 환생을 잇는 끔찍한 연결고리였다.
마일스는 성장하며 비범한 지능과 언어 능력을 보인다. 생후 몇 개월 만에 말을 하고, 영재 테스트에서는 성인의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지능을 기록한다. 하지만 그의 이상행동은 곧 부모의 불안을 자극한다. 눈앞에서 개를 죽이거나, 친구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잠꼬대를 하기 시작한다.
그의 잠꼬대는 단순한 언어 혼란이 아니었다. 헝가리어 방언으로, 실제 연쇄살인마가 생전에 썼던 말들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전문가 아처 박사는 이 아이가 “살인마의 환생”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부모에게 충격을 안긴다.
하지만 어머니 사라는 믿고 싶지 않았다. 사랑스러운 아이가 어째서 그런 끔찍한 존재의 환생이란 말인가. 그러나 점점 드러나는 증거와 마일스의 이상 행동은 그녀를 부정할 수 없는 진실로 몰아넣는다.
2. 영혼을 차지한 살인마 – 환생한 악마와의 공존
마일스는 점점 변해간다. 부드러운 미소 속에는 냉소와 조롱이 깃들고, 어머니에게조차 적대감을 보이기 시작한다. 심리학자와 상담 중, 그는 알 수 없는 인물의 이름을 입에 담는데, 그 이름은 사망한 연쇄살인마 ‘에드워드 스카르카’였다. 더욱 충격적인 건, 그가 그 이름을 단순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기억과 습관, 그리고 감정까지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처 박사는 마일스의 안에 에드워드의 영혼이 남아있으며, 그의 환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영혼은 마일스의 육체를 완전히 지배하지는 못한다. 때로는 아이의 순수한 인격이, 때로는 살인마의 잔혹한 인격이 서로를 밀어내며 충돌하는 상태. 아이는 잠들면 악마가 깨어났고, 깨어나면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사라는 마일스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에드워드의 한을 풀어주려 한다. 과거 살인마가 끝내 죽이지 못한 마지막 피해자—그 여인을 찾아가 죽이게 되면, 에드워드의 원혼은 떠날지도 모른다는 희망. 하지만 이 선택은 결국 또 다른 죄를 낳을 뿐이다.
사라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지옥 속에서 아들을 구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본인의 윤리와 모성, 그리고 생명의 존엄성마저 무너진다.
3.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악 – 악마는 다시 태어난다
사라는 아들을 데리고 과거 에드워드가 끝내 죽이지 못한 생존자의 집으로 향한다. 모든 것을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로.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은 에드워드, 즉 마일스 안의 악마가 꾸민 것이었다. 에드워드는 사라의 죄책감을 이용했고, 그녀의 모정을 지렛대 삼아 자신이 이루지 못한 ‘마지막 살인’을 완성하려 한 것이다.
사라는 마지막 순간 총을 꺼내든다. 이 영혼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그러나 결국 총구는 마일스를 향하지 못한다. 반대로, 마일스가 그녀를 찌른다. 그리고는 말한다.
“그 아이는 이제 없어. 이 몸은 내 거야.”
그 말은 공포 그 자체였다. 마일스는 완전히 에드워드가 되었고, 순수했던 소년은 완전히 사라졌다.
영화의 마지막, 마일스는 입양되어 다른 가정으로 향한다. 천진난만한 미소로, 새로운 부모의 손을 잡고. 그 뒤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또 다른 희생자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결론
영화 *더 프로디지(The Prodigy)*는 “환생”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전생 이야기로 풀지 않는다. 오히려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다시 태어난 악마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감춰질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무고한 영혼과 가족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잔혹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의 공포는 ‘유령’도, ‘괴물’도 아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존재 안에, 다른 누군가가 숨어 있다면이라는 가장 현실적이고 심리적인 공포.
잔혹한 고어보다는 점진적인 불안과 의심, 미세한 틈에서 스며드는 악의 기운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결말의 허탈함과 함께 남는 질문은 단 하나—
“마일스는 처음부터 그런 아이였던 걸까,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버린 걸까?”